<Monthly EACN>은 부산대학교 영화연구소에서 월 1회 발행하는 영화 소식지입니다.
초연결 시대의 동아시아 영화-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동아시아 지역의 다양한 영화 소식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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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Asian Film Archive는 4월 4일부터 26일까지 중국 감독 지아장커賈樟柯의 작품 6편을 상영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개최하였다. 이번 기획전은 지아장커의 최신작 <풍류일대 风流一代>(2024)를 포함하여 20년 경력을 아우르는 그의 대표작 6편을 선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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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6세대 감독의 선도적 목소리로 평가받는 지아장커는 그의 사회적 인식이 반영된 영화들을 통해 현실을 깊게 반영하며, 마오주의적 근대화 및 개혁 이데올로기에 응답해 왔다. 특히 <스틸 라이프 三峽好人>(2006)는 싼샤댐 건설을 위해 한 도시가 철거되고 수몰되는 논란을 초현실적으로 사유하는 작품이다. 지아장커의 예술가이자 행동가로서의 지향점은 1980년대 중국 노동자 계층 가정에서 성장한 경험과, 검열이 심했던 시기에 제작된 영화 <황토지黃土地>(천카이거, 1984)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그의 초기 작품 중 하나인 <소무小武>(1997)는 그의 고향 펀양汾陽의 거리를 배경으로 하며, 이후 필모그래피에서도 이 지역을 반복적으로 다루게 된다. 예술가이자 행동가, 그리고 영화계 내부자이자 외부자로서의 이중적 정체성은 지아장커만의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영화적 접근 방식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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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장커 영화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는 허구적 이야기와 다큐멘터리적 이야기 전개를 능숙하게 오고간다는 것인데, 그는 시적이고 인간미 넘치는 정서를 전기적 서술과 정교하게 엮어낸다. <24시티 24City>(2008)는 청두成都에서 국영 공장이 철거되고 새로운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과정을 세 세대의 인물을 통해 다루며, <상해전기 上海傳奇>(2010)는 상하이의 발달사를 이민자와 해외거주자의 인터뷰를 통해 추적한다. 이러한 세밀한 묘사를 통해 지아장커는 도시 공간과 영화를 역사와 기억이 충돌하고 재해석되는 장소로 제시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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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그의 작품들은 일관된 주제적 관심을 장르적 접근의 새로움과 함께 보여준다. <천주정天注定>(2013)은 그의 기존 섬세한 리얼리즘을 벗어나, 복수극적 감각을 네 가지의 무작위적이지만 상호 연결된 폭력 행위의 이야기로 담아낸다. <산하고인山河故人>(2015)에서는 다시 펀양으로 돌아가, 과학 기술적 요소를 가미한 가족 드라마를 선보였으며, <먼 바다까지 헤엄쳐 가기 一直游到海水变蓝>(2019)는 세 작가의 시적 회상과 구술사를 통해 대약진운동 이후 중국 농촌 사회를 문학적 관점으로 세밀하게 탐색하였다.
한편, <풍류일대>는 지아장커의 경력을 총망라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22년에 걸쳐 촬영한 과거 영상과 새로운 영상을 결합하여, 허구와 다큐멘터리가 뒤섞인 단편적이고 비선형적인 형식으로 펼쳐진 이 작품은 21세기 중국의 발전 과정을 그의 시선으로 성찰하고 있는 방대한 메타 코멘터리라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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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Beijing International Film Festiv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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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베이징국제영화제(Beijing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JIFF)는 4월 18일부터 26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되었다. 세계 영화 130주년, 중국 영화 120주년, 그리고 BJIFF 15주년을 기념하며, "새로운 기술의 영화, 다양성 속의 조화"를 주제로 삼은 이번 베이징국제영화제는 'BJIFF 핵심 포럼'과 '베이징 필름 마켓'에서 AI 기반 영화 제작, 중국 영화의 해외 진출 전략, 젊은 영화인 지원 방안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되었으며, 명예 국가로 스위스를 선정하여 스위스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열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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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중국의 지앙원(姜文)과 지아장커(贾樟柯)를 비롯해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Isabelle Huppert), 헝가리 감독 벨라 타르(Béla Tarr), 일본 감독 오다 카오리(小田香) 등 세계적인 영화인들이 마스터클래스와 포럼을 통해 영화 예술과 산업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펼쳤으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로덕션 디자이너 아흐메드 바아길(Ahmed Baageel)은 중국과 사우디 간의 영화 협업 가능성을 모색하며 주목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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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5편의 작품이 후보작으로 선정된 티엔탄天坛 어워드에서는 노르웨이 릴야 잉골프스도티르(Lilja Ingolfsdottir) 감독의 데뷔작 <Loveable>이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을 받으며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Loveable>은 이혼 후 삶을 재정비하려는 40대 여성의 감정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내어 관객과 심사위원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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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베이징 798 예술구와 공동으로 개최된 'Art Lights the Screen' 행사는 영화와 예술,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문화 축제로, VR 시네마, 야외 영화 상영, 영화 주제의 플리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특히, '노트르담 VR 전시'와 '꿈이 만들어진 곳' 영화 미술 전시는 관객들에게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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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Busan Inthernational Short Film Festival, BISFF)는 4월 24일부터 29일까지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과 중구 BNK부산은행 아트시네마 모퉁이극장에서 개최되었다. <악어 할아버지 Lanawaru>(안젤로 파치니)와 <물을 건너서 Across the Waters>(비브 리), <카를로스의 철모 The Helmet>(프란츠 아이켈만 카이저) 세 작품으로 개막한 이번 부산국제단편영화제는 영화제 기간 동안 국제 경쟁 40편, 한국 경쟁 20편을 포함해 총 41개국 157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는데, 특히 '시네마 & 사운드(Cinema & Sound)'를 주제로 하여 대사와 효과음, 영화음악 등 영화 예술에서 소리의 미학을 담은 단편들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특히 올해는 주빈국으로 남미 국가인 콜롬비아가 선정되어, 현대사를 기반으로 제작된 높은 수준의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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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쟁 부문에는 코로나, 시리아, 환경, 세대 갈등, 여성, 소외된 지역 등을 주제로 한 40편의 영화들이 선정되었으며 <태양아 이제 안녕 Goodbye Sun>(하킴 아투이), <번아웃 Burnout>(마르타 Z. 노바크), <빛이 닿지 않는 곳 Where there is no light>(훌리아 가르시아) 세 작품이 해당 부문에서 수상하였다. <악질>(조양호), <옷장 속 사람들>(정다희), <거짓말거짓말거짓말>(황진성) 세 편의 작품이 한국경쟁 부분에서 수상하였으며, <졸업 당한 날> 김정식 배우 또한 연기상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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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4기 오퍼레이션 키노 지원작 부문에서는 <길>(소유현), <안보영 프로젝트>(노영빈), <재시동>(김예찬) 세 작품이 각각 최우수작품상, 우수작품상, 블랙매직 디자인상을 받으며 부산 영화영상 전공 학생들의 진정성과 독창성, 뛰어난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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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aiwan Film and Audiovisual Institu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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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 <무색 無色>
"그들의 걷는 여정은 마음과 영혼의 명상적 기도와 같다."
—— <무소주 無所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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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차이밍량 蔡明亮 감독은 대만 국가양청원(國家兩廳院)과 협력하여 세 편의 독백극으로 이루어진 연극 <오직 너 只有你>를 선보였다. 그중 〈리캉셩의 물고기・나의 사막 李康生的魚・我的沙漠〉에서는 배우 리캉셩 李康生이 차이밍량의 아버지로 변신해 밀가루 자루를 안고 테이블 위를 극도로 느린 속도로 걷는다. 이러한 극도로 느린 걸음은 물속에 던진 작은 돌멩이가 만들어내는 잔물결처럼 차이밍량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고, 그는 이 움직임을 영상으로 옮기기로 결심한다. 중국 고승 현장玄奘이 천축으로 경전을 구하러 갔던 순례를 모티브로 삼아 차이밍량은 리캉셩에게 붉은 승복을 입히고 타이베이에서의 <무색 無色>을 시작으로 '행자行者' 시리즈를 출범시켰고, 이 느리지만 깊은 발걸음은 영화계를 지속적으로 흔들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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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에서 <무소주 無所住>까지 12년 동안, '행자 십보(行者十步)'는 세계 8개 도시를 거쳤으며, 차이밍량의 영화 인생에서 가장 꾸준하고 확고한 작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갈수록 복잡하고 상업화되어가는 현대 영화계 속에서 차이밍량은 자신만의 영화 언어로 정제된 '정토(淨土)'를 구축했다. 루브르 박물관 요청으로 <얼굴 臉>을 완성한 이후 휴식기를 가지면서 '행자' 시리즈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그는 영화 산업의 관습과 복잡한 제작 체계를 벗어나, 이야기 구조의 조각마저 내려놓고 거의 수공예적인 방식으로 영상 안에 '걷는 자'의 존재와 '존재 자체'를 순수하게 포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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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입장에서 이 영상들은 기존의 관람 습관을 송두리째 흔드는 수련의 장이기도 하다. 현장玄奘으로 분한 리캉셩과 그의 느린 걸음은 세상의 속도를 거스르며 다른 차원의 시간을 열어준다. 행자가 지나가는 길, 우리의 시선은 자연스레 멈추게 되고, 매 걸음(步)과 매 작품(部)은 눈과 귀를 자극하는 화려함 속에서 이질적이고도 맑은 깨달음을 선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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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떠돌이 개 郊遊> 이후, 차이밍량은 적극적으로 미술관과의 협업을 확대해 나갔다. <떠돌이 개>는 전통적인 상영관 배급을 포기하고, 국립타이완사범대 미술관에서 대규모 전시 및 상영을 진행하였다. <데이즈 日子>는 극장과 미술관 동시 상영을 시도했다. '행자' 시리즈는 영화, 연극, 전시를 넘나드는 작업으로 확장되며 전 세계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금강경 金剛經>과 <몽유 夢遊>는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에 진출했고, 무대극 <현장 玄奘>으로 세계 여러 예술제에서 순회공연을 열기도 했다. 또한, 이란 장웨이 모래언덕을 '걷는 이와 그림자가 함께하는 미술관'으로 전환해 4년간 전시를 이어갔습니다. 파리 퐁피두센터에서는 '경전을 구하는 여정'을 주제로 한 설치 미술과 영화 회고전이 열렸고, 여기서 <곳 何處>이라는 9번째 작품이 탄생하였다. '행자' 시리즈는 다양한 예술 형식과 겹치면서 '정규' 영화 상영 공간의 개념을 새롭게 확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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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될 이번 '행자의 열 걸음' 프로그램은 대만 최초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열 편의 '행자' 시리즈를 심야에 10시간 동안 연속으로 상영하며, 차이밍량 감독 본인이 직접 현장에서 함께한다. 이 실험적 상영이 영화 관람 방식에 대한 세계적 인식을 다시 한번 흔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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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미술관과 영화의전당은 아시아 15개국, 21명의 기획자, 27명의 작가와 함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동시대 영상예술을 소개하는 '무빙 온 아시아'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전시, 상영, 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기술 기반 영상 예술의 확장성과 유동성을 조명하며 다양한 시공간적 감각을 실험한다.
참여 작가들은 민족과 국가라는 단일한 지리적 정체성을 벗어나 시간과 서사의 미학적 경계를 넘나들며 기억, 공동체, 몸, 언어, 이미지의 관계를 다각도로 탐구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영상 작품은 기존과는 다르게 선형의 시간 감각, 디지털 이미지의 조합, 지역의 차별적 정체성 등을 실험하며 그동안의 익숙한 시네마의 언어를 낯설게 만든다. 본 프로그램에서 선보이는 일부 작업은 기술적 실험성과 더불어, 역사의 복원, 사회의 재구성, 본원의 신체 언어 등을 통해, 관객을 익숙하고 일반적인 감각의 안전지대 밖으로 나가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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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번 전시는 영화관의 블랙박스와 전시장의 화이트 큐브,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해체를 실험한다. 이는 관람객이 영상을 응시하고 그 앞에 머무는 방식의 재고를 통해, 영상 예술의 예술적, 사회적 여운을 더욱 다차원적으로 확장하고자 함이다. ‘무빙 온 아시아’는 아시아 작가들의 작업, 이론가들의 담론들이 공유되어 아시아 각국의 무빙 이미지를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며, 이러한 시도를 통해 과거 정형화된 아시아의 이미지를 넘어서 21세기 글로컬 시대의 새로운 아시아를 다시 정립할 것으로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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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 일시: 4월 24일 - 5월 2일
[주요 프로그램]
경쟁 부문, 비경쟁 부문,
관객상, 회고전, 포커스 아시아 |
개최 일시: 4월 30일 - 5월 9일
[주요 프로그램]
국제 경쟁, 한국 경쟁, 전주시네마프로젝트,
프론트라인, 다시 민주주의로, 월드 시네마,
영화보다 낯선, 불면의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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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금정구 부산대학로63번길2 TEL: 051.510.7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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