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EACN>은 부산대학교 영화연구소에서 월1회 발행하는 영화 소식지입니다.
초연결 시대의 동아시아 영화-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동아시아 지역의 다양한 영화 소식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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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는 12월 5일(목)부터 12월22일(일)까지 기획전 '릿쿄 뉴웨이브와 야쿠쇼 코지: 일본 영화의 아날로그 시대를 열다'를 개최했다. 이번 기획전은 1990년대 급변했던 일본 사회의 풍요와 불안을 영화적 관습을 해체하는 독창적 영상 언어로 그린 릿쿄 뉴웨이브 감독들의 대표작과, 그 작품들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 야쿠쇼 코지를 조명하여 일본 영화의 아날로그 감성과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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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의 아날로그 시대를 연, ‘릿쿄 뉴웨이브’
일본 영화에서 두 번째 누벨바그로 불리는 ‘릿쿄 뉴웨이브’는 일본 릿쿄대학의 자주 영화 동아리 ‘세인트 폴 프로덕션(SPF)’과 ‘패러디어스 유니티(Parodius Unity)’ 출신 감독들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당시 릿쿄대학에서 ‘영화 표현론’을 가르쳤던 저명 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에게서 큰 영향을 받은 이들 감독들은 상업 영화 제작 시스템과는 거리를 두고, 자생적이고 자유로운 창작 방식을 통해 일본 영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구로사와 기요시, 아오야마 신지, 스오 마사유키, 만다 쿠니토시, 시오타 아키히코, 시노자키 마코토 등 릿쿄 뉴웨이브의 감독들은 현대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들로 자리를 잡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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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쉘 위 댄스?>(1996, 스오 마사유키) 스틸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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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일본 영화의 얼굴, 야쿠쇼 코지
공무원 출신인 야쿠쇼 코지(役所広司, 1956.1.1.~)는 우연히 접한 연극을 계기로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1980년대 NHK 사극 대하드라마에서 인상을 남기고, 이타미 주조의 영화 <담뽀뽀>(1985)에서 강렬한 오프닝을 장식하며 영화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야쿠쇼 코지는 스오 마사유키의 <쉘 위 댄스?>(1996)의 주인공을 맡아 일본 아카데미를 비롯한 여러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여 대중적 인기를 얻는다. 이듬해 구로사와 기요시의 <큐어>(1997)에서 연쇄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 다카베 역을 맡아 인간 내면의 폭력성과 불안감을 표현해 연기력을 인정받는다. 이후 구로사와 기요시의 <회로> <절규> <도쿄 소나타> 등에 출연하며 구로사와의 페르소나로 널리 알려진다. 또한, 아오야마 신지, 고레에다 히로카즈, 미이케 다카시 등 명감독들과 작업하며 명실공히 현대 일본 영화를 대표하는 얼굴로 자리매김했고, 최근에는 거장 빔 벤더스의 <퍼펙트 데이즈>(2023)에서 도쿄의 공중화장실 청소부를 맡아 열연해 2023년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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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쿄 소나타>(2008, 구로사와 기요시) 스틸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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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릿쿄 뉴웨이브와 야쿠쇼 코지: 일본 영화의 아날로그 시대를 열다’에서는 총 15편의 작품이 상영되었다. 잔혹한 연쇄 살인과 최면의 미스터리를 다룬 심리 공포 영화 <큐어>(1997), 디지털 시대의 고립과 공포를 혁신적으로 제시한 <회로>(2001), 칸영화제 수상작으로 경제 불황 속 평범한 가족의 붕괴를 섬세하게 담은 <도쿄 소나타>(2008) 등 인간 심리와 사회의 불안을 탐구하는 구로사와 기요시의 작품 5편을 상영했다. 그리고 아오야마 신지의 걸작들인 ‘키타큐슈 3부작’으로, 당대 일본 청년들의 허무와 절망을 그린 초기 걸작 <헬프리스>(1996), 상실과 상처로 가득한 삶을 황량한 단색조로 담은 <유레카>(2000), 앞선 두 작품 속 인물들의 얽히고설키는 삶을 담으며 상처 받은 영혼들을 달래는 <새드 베케이션>(2007)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또한 평범한 샐러리맨이 사교 댄스를 시작하며 인생의 의미를 되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스오 마사유키의 코미디 드라마 <쉘 위 댄스?>(1996), 세 남녀의 만남과 이별을 통해 인간 관계와 사랑의 의미를 다시 새기는 만다 쿠니토시의 <언러브드>(2001), 옴진리교 사건을 모티브로 세상의 부조리를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시오타 아키히코의 <카나리아>(2004), 균열이 이는 한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불안에 잠식된 현대인의 방황을 다루는 시노자키 마코토의 <오카에리>(1995) 등 릿쿄 뉴웨이브 감독들의 대표작 14편을 상영했다.
더불어 구로사와 기요시에게 사사하여 일본 영화의 새로운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하마구치 류스케의 <해피 아워>(2015)를 특별 상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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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FILMASIA Asian Film Festiv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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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필마시아 영화제(FILMASIA Asian Film Festival, 이하 '필마시아 영화제')가 프라하에서 12월 5일부터 12월 10일까지 열렸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필마시아 영화제는 그동안 약 100편의 한국 영화와 50편 가량의 홍콩 영화, 40편 이상의 대만 영화, 약 30편의 일본 영화를 포함해 250편 정도의 아시아 영화를 소개해왔다. 스크리닝뿐만 아니라 신진 아티스트부터 거장들의 회고록까지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도 함께 선보여온 필마시아 영화제가 올해는 새로운 세대의 여성 영화인에 주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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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FILMASIA Asian Film Festiv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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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감독(WOMEN DIRECTORS)' 섹션에서는 홍콩, 한국, 대만 영화의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현대 여성 영화감독들과 그들의 작품을 소개했다. 한국 현대 사회와 젊은 세대가 겪는 압박에 대해 타협하지 않는 시선으로 풀어낸 <다음 소희>(2023)의 정주리 감독, 연출과 각본뿐만 아니라 직접 주연까지 맡은 <플라이 미 투 더 문(但願人長久)>(2023)의 사샤 척(Sasha Chuk), 감각적인 각본으로 주목받아온 <아버지의 마라탕>(2019)의 헤이워드 막(Heiward MAK) 감독, 오랜 세월 의지해온 아내가 죽음을 뒤늦게 실감한 후 새로운 길로 나아가고자 하는 한 남자의 여정을 담은 <어느 봄의 여정(春行)>(2023)의 팽주희·왕핑웬 감독, '여성 감독' 섹션에서는 이 네 명의 여성 영화감독들의 작품을 선보였으며, 12월 6일에는 정주리 감독, 사샤 척 감독, 헤이워드 막 감독이 관객들과 직접 만나 '아시아 여성의 힘(Asia Girl Power)'을 주제로 영화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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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인물(WOMEN CHARACTERS)' 섹션에서는 <중경삼림(重慶森林)>(1994, 왕지아웨이), <타락천사(墮落天使)>(1995, 왕지아웨이), <내 사랑 샐리(莎莉)>(2023, 리엔치엔홍) 세 편의 영화 속에서 구현된 전혀 다른 여성 인물들을 조명했다. '스페셜 상영(SPECIAL SCREENINGS)' 섹션에서는 올해 가장 주목받은 작품이 상영된다. 전혀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올해 관객들에게 압도적인 임팩트를 줬다는 점이 닮아있는 두 작품, 한국적인 오컬트로 세계를 사로잡은 장재현 감독의 <파묘>(2024)와 정도가 지나치면 균형이 깨진다는 울림으로 자연과 인간 그리고 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悪は存在しない)>(2024)가 해당 섹션에서 상영되어 체코 관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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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National Film Archive of Jap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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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립영화아카이브(国立映画アーカイブ)'는 12월 10일부터 내년 3월 23일까지 7층 전시실에서 '안제이 바이다 전시회'🔗를 개최한다. 크라쿠프의 '일본예술만화센터'로부터 수집된 자료를 통해 기획된 '안제이 바이다 전시'는 2019년 폴란드 크라쿠프 국립 박물관에서 처음 진행되었다. 이번 도쿄 전시는 해당 전시의 첫 해외 전시로, 일본과 깊은 관련이 있는 안제이 바이다 감독의 예술 세계를 보다 생생하게 체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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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제이 바이다는 <카날(Kanał)>(1947)과 <재와 다이아몬드Popiół i diament>(1958)로 영화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이후 <대리석 인간Człowiek z marmuru>(1977)과 <철의 인간Człowiek z żelaza>(1981)으로 당시 사회주의 체제에 저항하며 폴란드가 맞이한 가혹한 현실을 알린, 더불어 폴란드 문학을 통해 자신만의 장대한 이야기 세계를 구축해온 폴란드의 대표적인 거장으로 꼽힌다. 특히 안제이 바이다 감독은 말년에 일본 문화에 심취하여 폴란드 크라쿠프에 '일본 예술만화센터'를 설립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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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도쿄 '안제이 바이다 전시'를 맞아 12월 10일부터 26일까지 열린 '영화감독 안제이 바이다' 특별 프로그램에서는 <재와 다이아몬드>, <철의 사나이>, <카날>, <로트나Lotna>(1959), <나타샤Nastasja>(1994) 등을 포함한 14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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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ong Kong Film Archi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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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필름 아카이브는 12월 20일부터 내년 3월 7일까지 1950-1960년대를 풍미한 홍콩 영화 배우 린다이林黛(1934-1964)의 탄생 90주년 기념 기획전 '잊을 수 없는 영화 황후 린다이'를 진행한다. 1953년 영화 <취취翠翠>로 데뷔와 동시에 뛰어난 연기력으로 홍콩을 놀라게 한 배우 린다이는 10년의 배우 생활 동안 아시아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4번이나 수상하며 홍콩 영화계의 전설적인 스타가 되었다. 신영균 배우와 함께 출연한 한국 신필름과 홍콩 쇼브라더스의 합작 영화 <달기妲己>(1964)를 통해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으나 1964년 생을 마감하며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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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전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다정한 소녀', '도시 미녀', '고전 미인', '비단길 인생', 네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로맨틱 멜로드라마 속 린다이를 조명하는 '다정한 소녀' 섹션에서는 초기작인 <어부의 노래漁歌>(1956), <황금봉황金鳳>(1956)에서는 정이 많은 시골 소녀의 모습으로, <금련화金蓮花>(1957)에서는 억척스러운 처녀와 온화한 부자짓 규수의 모습으로, <웃음 소리 눈물 흔적笑聲淚痕>(1958)에서는 청춘 스타로, <끝없는 사랑不了情>(1961)에서는 우여곡절을 겪은 여자의 심정을 연기하는 린다이를 확인할 수 있다. '도시 미녀' 섹션에 포함된 <전쟁 같은 사랑情場如戰場>(1957), <양상가인樑上佳人>(1959), <온유향溫柔鄉>(1960)에서는 린다이의 희극적 재능을 볼 수 있다. 젊고 발랄하고 사랑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도시 여성의 모습으로 분한 린다이는 <어부의 노래>에서의 시골 소녀와는 상반된 현대적이고 독특한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어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고전미인' 섹션에서는 <초선貂蟬>(1958), <왕소군王昭君>(1964)과 같이 중국 고대 4대 미인으로 분한 린다이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여협에 도전했던 <환녀멍리스猿女孟麗絲>(1961)는 디지털 리마스터링하여 상영된다. '비단길 인생' 섹션의 <아름답고 아름다운千嬌百媚>(1961)과 <오색찬란花團錦簇>(1963)은 노래와 춤이 가미된 화려한 영화로, 린다이의 춤에 대한 재능과 뛰어난 코미디 연기가 두드러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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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잊을 수 없는 영화 황후 린다이' 기획전은 이토록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자유자재로 활약한 그녀의 모습을 통해 많은 팬들이 다시 한번 린다이를 추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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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영화연구소는 “영화의 국경을 횡단하는 공준의 역량”을 주제로 하여 2025년 동계 학술대회를 개최합니다. 세계 각국의 영화를 지리적 블록으로 묶어 고찰하려는 시도는 과연 가능한 기획일까요. 마치 ‘유럽 영화’나 ‘남미 영화’처럼, ‘동아시아 영화’라는 개념 역시 관찰하려는 순간 불확실해집니다. 그럼에도 동아시아 공통의 문화사적 기반과 상호 영향은 실재하는 것이기에 그 개념을 포기할 수 없게 합니다. 우리는 동아시아 영화의 전제와 바탕을 이루는 공준(公準)을 확인해 보고자 합니다. 영화 장르의 동아시아적 특성에 대한 고찰에서 출발하여, 세계화 시대 이후의 교류사, 그리고 동아시아 영화 네트워크의 미래 기반이 될 시네리터러시에 이르는 논제들을 다룹니다. 이를 통해 이질적이지만 역사적인 구성체인 동아시아 영화의 내적 관계도와 그 전망을 그려보고자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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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영화연구소 뉴스레터 Monthly EACN을 구독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25년 행복한 일 가득한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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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영화연구소
부산광역시 금정구 부산대학로63번길2 TEL : 051.510.7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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